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✅여름날 - 이제는 말할수있다 [ 납량특집 ] ✅
Level 10 조회수199
2024-06-25 04:12
고등학교 시절 이야기 입니다.

그거 아세요? 귀신 중에 가장 무섭고 안 좋은 귀신은 웃는 귀신과 춤추는 귀신이랍니다.

전 고등학교 시절부터 20대 초반에 가장 귀신을 많이 많이 봤어요.

어느 정도였냐면, 밤에는 100% 보여서 야자를 못했어요.

밤에 조용한 길을 지나다보면 그늘진 골목, 전봇대, 차 안에 득실득실해요.

달처럼 희끄무리하게 서늘한 빛이 나는 얼굴들이요.

20대 초반까지 그랬고, 그 후에 보지 않으려고 의식하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많이 노력해서

지금은 잘 보지 못해요. 지금은 촉이 좋은 정도...

고3 때에는 여느 고삼처럼 독서실을 등록해서 새벽 1,2시까지 공부하다 집에 돌아갔어요.

그러던 어느날... 아주 된통 당한 겁니다.

사실, 그 때쯤엔 하도 많이 보이니까 희끄무레한 얼굴 정도에는 많이 쫄지 않게 됐어요.

어느 정도 모른 척 하고 지나칠 수 있게 되었어요. 그래야한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알게 됐구요.

보인다 해도 보이는 척을 하면 안돼요. 따라올 수 있는 귀신들은 따라오거든요.

그런데...

어두운 사거리 귀퉁이를 돌다가 눈이 딱 마주쳐버린 거예요.

지하 베란다에서 가슴까지 올라온 귀신이랑요.

이 귀신은 다른 귀신과는 급이 다르다는 걸 눈이 마주치자마자 알 수 있었어요.

다른 귀신은 달처럼 은은하게 빛이 나는 정도인데

아주 시퍼런 빛이 나는 거예요.

그리고 입이 정말 말 그대로 귀까지 찢어지게 웃고 있더군요.

눈이 마주치자 마자 즉시 이 생각이 들었어요.

'망했어. 눈이 마주쳐버렸어. 쟤도 내가 지를 보는 지 알고 있어. 무서워. 무서워. 무서워. 무서워!!!'

너무 무서워서 침도 못 삼키겠더군요. 말 그대로 기가 눌려 버렸어요.

그래도 어떡해요. 집에 가야죠. 억지로 고개를 돌려서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,

전 발목이 걸려 길에 자빠져버렸어요.

너무 무서워서 고개도 못 들겠고, 일어설 수도 없었어요.

한참을 그렇게 그 골목 사거리에 주저 앉아서 고개도 푹 숙이고 있었는데,

어떤 아저씨가 보시고 "흐억! 학생 거기서 뭐.. 뭐해?"하고 말 걸어주셨을 때

벌떡 일어나서 집까지 달려갔어요.

다음 날 교복 입고 양말 신을 때 알게 됐어요.

발목이 걸린 게 아니라, 잡힌 거였더군요.

발목에 시커먼 손자국 멍이........

제가 살다살다 제 몸에 영향을 준 귀신은 그 귀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네요. 아직까진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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