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✅여름날 - 이제는 말할수있다 [ 납량특집 ] ✅ 수호신
Level 10 조회수166
2024-06-25 12:43
제가 웃는 귀신이랑 춤추는 귀신이 안 좋다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..

웃는 귀신은 앞서 말씀 드렸고요.. 춤추는 귀신은 참 안 좋은 징조거든요.

웃는 귀신이나 춤추는 귀신이나, 너무너무 신이 나서 웃고 춤을 추는 거예요.

왜 신이 나냐? 산 사람에게 해꼬지할 거니까. 그들에겐 최대의 유희이자 남아있는 목표지요.

기억하세요? 몇 년 전 설날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많은 분들이 고속도로에 갇혔던 일이요.

바로 그 설날 명절에 겪은 일이예요.

전 버스를 타고 전주로 내려가고 있었어요. 언빌리버블...... 전주까지 가는데 13시간이 걸렸네요.

저녁에 탔는데 아침에 도착한;;;

그래도 한 숨도 못 잤어요. 왜냐하면........

한참을 버스를 타고 가는데, 눈이 너무 많이 오니까 버스가 달리는 시간보다 도로에 서있는 시간이 더 길었어요.

밤이 되어도 사방에 눈이 쌓여서 푸르스름하게 빛이 나더군요.

아마 자정에서 새벽 1시? 사이였을 겁니다.

버스가 넓은 밭 사이로 난 고속도로 위에 정체해있는데

왠 여자가 밭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거예요. 커다란 검은 개랑.

검은 머리가 허벅지도 넘게 내려오고, 발목까지 덮는 검은 옷을 입은 여자였어요.

눈이 소복히 쌓인 밭 위에서 빙글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고 있는 거예요.

사람만한 시커먼 개는 옆에서 펄쩍 펄쩍 뛰고요.

처음엔 "아 이 추운 날 왠 光女ㄴ이가 춤을 추고 있네"하고 가볍게 생각했어요.

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했어요.

사람이 말이예요. 뱅글뱅글 제자리에서 돌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겠어요?

그런데 그 여자는 계속 돌아요. 그냥 제자리에서 계속 신이 나서 팔을 위 아래로 흔들며 계속 돌아요.

한참을 보고 있다가 깨닫고 소름이 돋았어요.

여자가 돌아도 돌아도 얼굴이 안 보입니다.

그리고, 처음엔 밭에 있어서 비교할 게 없어서 몰랐는데...

너무 커요.

3,4미터는 될 법하더군요.

깨닫는 순간 안에서부터 덜덜덜 떨리더군요.

무언가, 내가 평소에 봐왔던 것들과는 급이 다르다고 느낌이 왔어요.

이건 아주 불길한, 그리고 거대한 무언가라고요...

전주에 도착하자마자 부모님께 뭘 봤는지 말씀드렸어요.

아버지는 "그거 뭔가 불길한데.. 뭔진 몰라도 조심해야겠다"고 하시더군요.

그리고 그날 낮에 둘째고모 댁에서 초상이 났다고 전화가 왔네요........

.....모셔가려고 했던 걸까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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